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인 ‘종이의 집 (La casa de papel)’ 시즌 3은 주인공들이 스페인 조폐국을 성공적으로 털어먹고 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성공적인 도둑질 이야기를 두 번의 시즌 동안에 가열차게 그려낸 후에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아내려고 시즌 3을 만들어 냈는지 의아하기도 했다. 하긴 ‘조폐국 털어먹기 프로젝트’의 피날레는 미리 준비된 배를 타는 것이었는데 시즌 2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고 끝을 맺긴 했었다.
(약간 스포)
도쿄는 도쿄다
한국드라마 ‘추노’에는 ‘언년이’가 있다면 넷플릭스 ‘종이의 집’에는 ‘도쿄’가 있다. 천재적인 교수가 왜 이런 사람을 멤버로 뽑았을까 싶을 정도로 팀에게 자주 피해를 줘서, 이전에도 도쿄 때문에 팀 멤버가 죽은 적이 있었다. 통제 불능의 자유분방한 아가씨 도쿄는 시즌 3에서도 남친인 ‘리오’와 환상의 민폐 콤비를 보여준다. 내부의 적이 가장 무섭다는 말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시즌 3의 오프닝은 억만장자가 된 이후 평화로운 열대의 섬에서 허니문 같은 인생을 살고 있던 도쿄가 지루함을 끝내 견디지 못하면서 수칙을 어기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또 다른 기분파인 리오 역시 수칙을 어기고 비인가된 위성전화로 도쿄에게 전화를 하게 되고 두 눈에 불을 켜고 도둑들을 추적하던 스페인 경찰에 위치가 발각된다.
리오 구출작전 VS 스페인 중앙은행 털기
추격전에서 살아남은 도쿄의 SOS로 교수는 다른 곳에 흩어져있던 나머지 멤버들을 모아서 리오 구출작전을 모의한다. 리오의 구출 작전은 다름 아닌 또 다른 ‘도둑질’.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이번에는 조금 더 큰 건으로 한 방을 노리면서 겸사겸사 리오도 구출하는 1석 2조의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이미 억만장자가 된 멤버들은 배부른 돼지가 되어 더 이상의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지만, 그동안 얽히고 설킨 인연을 고려하여 리오 구출 작전(중앙은행 털기)에 참여하기로 한다. 다만 난이도가 2배로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물속에 가라앉을 ‘금’을 갖고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을 터는 것과 리오를 구출하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가? 그것은 직접 감상을 하면서 알아가길 바란다.
그리웠던 베를린
스페인 중앙은행을 터는 작업의 시나리오는 사실 베를린과 그의 친구 팔레르모가 오래 전에 구상한 내용으로 조폐국을 털기 전에 이미 90%이상이 완성된 것이었다. 중앙은행을 터는 것 보다는 조폐국을 터는 것이 낫다는 한 교수의 주장으로 미뤄진 구상이다.
교수가 과거를 반추하며 멤버에게 계획을 전달하는데 이 때 베를린의 과거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좀 더 인간적인 면이 강했던 베를린의 모습이 나오는데 매우 반갑다. 도둑이면서 냉정하지만 예술과 철학을 사랑하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멤버 채우기와 보강된 자금
- 베를린의 절친인 팔레르모가 리오 구출작전에 합류하면서 이전 시즌에서 죽어서 모자랐던 팀의 머리수를 채운다. 베를린 못지 않은 똘기로 무장한 인간이며 멤버 간의 긴장을 유지하는데 한 몫을 하는 캐릭터이다.
- 귀여운 커플의 스톡홀롬은 확실한 팀의 멤버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제 총질도 제법 자연스럽다.
- 의외로 교수의 여친이자 전 경감인 라켈이 교수를 찾아 나서면서 새로운 브레인으로 합류한다. 원래 솔로플레이에 익숙한 교수에게는 때로 내부적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역시 사랑과 일의 공존이란 참 풀기 어려운 것이다.
- 조폐국에서 유로를 왕창찍어 나눠갖은 멤버들은 왠만한 다국적 기업 부럽지 않은 자금력을 갖고 있다.
똑똑해진 스페인 당국
지난번 조폐국에서 당한 망신을 갚아야 하는 스페인 당국(경찰, 정보국 등)은 도둑들을 검거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예전보다 미디어의 눈치를 덜 보며 도둑들의 인권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며 임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경찰의 임무수칙이나 절차 등을 꽤뚫고 이에 따라서 계획을 세웠던 교수와 라켈에게는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팬이 생긴 멤버들과 기다려지는 시즌 4
조폐국과 스페인 당국을 욕먹이고, ‘달리’ 가면을 쓰고 빨간색 점프수트를 입은 도둑들에게는 로빈후드와 같은 이미지가 생겼다. 따라서 스페인 중앙은행을 점거한 도둑들의 팬들이 똑같이 빨간색 수트를 입고 도로를 가득 매우는데 마치 시민혁명을 떠올리게 한다.
어쨌거나 도둑들이 엄연히 도둑질을 하면서도 누군가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도 우습고, 이들을 향해서 손을 흔드는 멤버의 모습도 약간은 우습다. 바늘도둑과 소도둑은 욕을 먹지만 정부기관을 터는 것은 영웅이 될 수도 있다. 라켈의 죽음과 관련된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교수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 그러면서 시즌 3을 마무리하는데 정말 다음 시즌이 기다려지는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벨라차오(Bella Ciao)
오 벨라(O bella), 차오 벨라(Ciao Bella), 차오 벨라(Ciao Bella), 차오(Ciao) 차오(Ciao) 차오(Ciao) ~
드라마를 보다보면 매일 같이 ‘벨라차오’라는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반복적인 후렴구가 입에 잘 달라붙으면서도 왠지 근엄함이 느껴지는 노래이다.
벨라차오라는 노래는 ‘종이의 집’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송으로 1943-45년 사이 이탈리아 반파시스트 저항군들이 불렀던 노래라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자유를 찬양하는 노래로 역사적이고 혁명적인 이벤트에서 많이 연주되었으며 현재에도 그렇다. 원래는 나찌군에 대항하던 이탈리아의 저항군(파르티잔)들이 불렀던 곡이며 폭압적인 정권이나 권력자들에 대항해서 자유를 갈구하는 곡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다.
드라마에서 교수는 ‘벨라차오’라는 노래를 여러번 부르게 되는데 스페인의 조폐국과 중앙은행을 터는 행위를 서민경제를 망가뜨리는 은행자본에 대한 ‘저항’으로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를 활용해서 시민을 본인의 편으로 만들어야 했고 그들을 본인과 같은 ‘저항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종이의 집’이 가진 핵심 메시지이다.
종이의 집(Money heist) 시즌 3 – 예고편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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