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가 넘어서 술탄아흐멧에서 사비하괵첸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카파도키아로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카파도키아로 가려면 항공을 이용할 경우 먼저 카이세리 공항으로 가는 국내선을 탄다.
술탄 아흐멧에서 공항까지 밴을 타고 이동했는데 우리 커플만 탄 것은 아니고 몰디브에서 온 커플이 함께 차를 탔다. 밤 11시 20분에 출발하는 페가수스 항공을 예약해서 어쩔 수 없이 밤에 움직였다. 저녁 7시가 넘어서 그런지 보스포러스 대교를 넘기 전에는 차가 꽤 막혔다.
사비하괵첸 공항(Sabiha Gökçen International Airport)은 이스탄불의 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국제공항이다. 공항의 명칭은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 사비하 괵첸을 기리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공항의 규모는 이스탄불 공항에 비해 당연히 소규모이다. 아타튀르크 공항을 보조하기 위한 공항으로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밤 늦은 비행이다 보니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체크인하는 짐이 없는 경우에 키오스크를 이용한 체크인도 가능하다. 나와 여친은 키오스크를 통해서 체크인 했는데 몰디브 커플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에러가 나서 어쩔 수 없이 긴 대기줄에 섰다.
몰디브 커플도 여친이 준비한 투어를 통해서 조인한 여행객이기 때문에 그들이 체크인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줬다. 몰디브 남자가 기다리는 동안 밥이나 먹자면서 버거킹으로 향하길래 함께 이동했다. 여친한테 고맙다면서 우리한테 버거를 샀다. ㅎ
한동안 몽골 버거킹만 먹다가 다른 곳에 와서 먹으니 좋다. 몽골 버거킹 패티는 아무래도 몽골 소고기로 해서 그런지 특유의 잡내가 느껴진다.
몰디브 커플과 대화를 나눠보니 둘은 이미 결혼한 사이라고 한다. 여성은 작은 체구에 히잡을 두르고 말수가 매우 적었다. 반면 키가 크고 마른 남성은 나이가 20대 후반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활달한 청년이었다. 꽤 오랜 시간 리조트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루이비통에서 일한다고 했다.
몰디브는 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99%가 무슬림)라서 그런지 다른 남성이 여성에게는 말을 거는 것조차 실례처럼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몰디브에서는 관광객들이 가는 리조트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아주 늦은 밤 비행기인데도 기내가 사람들로 꽉 찼다. 바로 뒤에 앉은 3명의 스페인 여자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한바탕 할 뻔 했다. 비행은 약 1시간 20분이면 ‘카이세리’에 도착해서 부담스럽지 않다. 코로나 시국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따로 물을 주거나 하지 않았다.
카이세리에 도착했다. 짐 찾는 곳이 역시 아담하다.
카이세리에서 카파도키아 괴레메로 가려면 여기서 또 차를 타고 이동한다. 미니버스를 미리 예약해서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탑승했다. 새벽 1시가 넘어가니 정말 너무 피곤했다.
그런데 우리가 조인하기로 한 열기구 투어가 새벽 3시 30분에 픽업을 시작한다고 하는 여친의 얘기를 듣고 기겁을 했다. ㅋㅋ 다음 날로 미룰 수 있으면 미루자고 했지만 새벽 2시에 담당자가 전화를 받을 리 없고 그냥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호텔 도착 예정 시간이 픽업 시간이랑 거의 비슷해서 차량을 놓칠까 봐도 엄청 걱정했다.
그렇게 피곤한 몸으로 도착한 호텔은 아주 맘에 들었다.
호텔 리셉션에 도착해서 담당자를 기다리는 중이다. 담당자를 만나보니 미쿡 사람. 주인장은 아닌 듯 하고 미국에서 잠깐 놀러와서 한동안 알바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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