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도키아를 여행하면 꼭 방문하는 곳이 ‘괴레메’인데 이 곳에는 많은 Cave hotel(동굴 호텔)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맵에서 ‘괴레메’를 검색하면 지도 전체가 호텔로 꽉 차게 나올 만큼 지역 전체 대부분이 호텔 아니면 식당이다. 여행을 하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괴레메 지역에 사는 현지인은 많이 없고 대부분 호텔이나 관광 관련 업무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동굴 호텔이라고 하면 돌을 이용하여 동굴처럼 만들어낸 호텔을 말한다.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호텔이다.
우리가 묵은 호텔의 이름은 ‘Elegance Cave Suites’.
거의 새벽 2시 30분쯤에 체크인을 해서 세수만 하고 바로 침대에 몸을 뉘었다. 몸이 천근만근인데 한 시간 쉬고 열기구 투어에 조인하려고 하니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알람이 울린다. ㅋㅋ
픽업차량이 새벽 3시 30분에 온다더니 10분 정도 늦었다. 졸린 눈으로 탑승했다. 이미 탑승한 관광객들이 몇 명 있다.
호텔 지역에서 약 20분 정도 이동하니 열기구 탑승하는 지역이 나온다. 벌써 공중에 떠 있는 열기구들도 있고, 그렇게 한 번에 많은 열기구를 본 것은 필리핀에서 본 이후로 처음이다. 멋진 광경을 보자마자 잠이 확 깬다.
한국에 있을 때 가끔 열기구 사고 소식을 접할 때면 ‘절대 타지 말아야 할’ 무서운 것이지만, 막상 타려고 하니 용기가 생기고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할 생각에 들떴으며 처음 보는 괴레메 지역의 풍경에 넋이 나간다.
열기구에 타고 하늘을 오를 때 날이 서서히 밝아 온다. 주변 풍경에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하고 다른 곳에서 떠오른 열기구들이 풍경의 주인공이 된다.
그 동안 일출을 여러 번 봤지만 카파도키아에서 보는 일출이자 열기구에 탑승한 채로 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은 멀쩡해지는 마법이 시작된다.
열기구를 타고 공중에 오르면 바람이 거셀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열기구는 바람이 불면 안전상의 이유로 아예 운행을 하지 않는다. 바람이 없어야 열기구를 띄울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곳에 떠오른 열기구에서 느끼는 공기는 그야말로 고요하고 차분하다. 왜 커플들이 신혼여행으로도 많이 찾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만화 ‘스머프’에 영향을 주었다는 카파도키아의 풍경은 독특한 지형과 색상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중간 중간 나타나는 포도밭과 길다란 나무가 이곳이 다른 행성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약 1시간의 비행은 전혀 1시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타기 전에는 엄청 피곤했는데 오히려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나니 가뿐해졌다. 더욱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것이 참 값지다.
이제는 누군가 나에게 카파도키아의 열기구를 타야 하는지 묻는다면 “MUST DO IT”이라고 답변한다.
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해가 뜬 뒤에 보는 호텔은 더욱 멋지다.
카파도키아는 참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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