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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결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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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9

결혼 이야기

결혼생활의 마지막을 현실적으로 그리다

감독 – 노아 바움백

주연 – 스칼렛 요한슨, 애덤 드라이버, 로라 던


“니콜의 매력은…”

이야기는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매력을 묘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출처 = 넷플릭스

성인이 부모를 떠나 독립하고, 결혼을 한 후 몇 년이 지나면 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일반적인 부부라면 당연히 남편이나 부인일 것이다.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찰리(애덤 드라이버)는 사랑으로 함께 사는 부부라서 그런지 서로의 매력을 비교적 애정을 담아 드러낸다. 안타깝지만 서로의 매력에 대한 묘사는 서로에게 전달되지 않은 채 ‘결혼 조정관’이 장점을 적어보라고 건넨 종이에만 담긴다. 서로에게 상처만 더욱 만들어내면서.

그렇다. 이 영화는 복잡하고 무거우면서도 불행한 결혼의 마지막을 다루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품이다. 


연극하는 사람들

주인공들은 뉴욕에서 연극감독과 배우로서 함께 일한다. 찰리는 니콜의 연기를 지적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니콜은 기분 나쁘지만 그 지적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둘 다 연극감독과 배우라는 예술분야 전문직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감안한다면 주인공들이 자기 직업 분야에서의 성공이 인생에 있어서 어떤 비중을 갖고 있는지 감안하고 보는 것이 좋겠다. 

찰리는 브로드웨이로 진출하게 되었으며, 어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도록 남편의 극단에서 주연을 맞던 니콜은 TV 드라마 출연으로 친정이 있는 LA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러면서 심각하게 이혼을 준비 중인 니콜은 관계자의 도움으로 이혼 전문 변호사를 소개 받게 된다. 


전쟁의 시작

모든 사람은 어떤 관계에 있는 사람이든 아주 작더라도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마음이 있기 마련인다. 하지만 그것을 상대방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이혼을 준비 중인 부부의 경우에는 더욱 많은 스토리가 있을테고. 어쨌든 모든 치부를 논리적으로 공식적으로 그리고 살벌하게 드러내는데 전문가인 변호사를 만나는 순간 더티한 전쟁이 시작된다. 순식간에 가진 돈을 다 날려버릴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소송말이다.

원래는 변호사를 통해서 이혼할 마음이 없었지만 니콜이 LA에서 만난 이혼 전문 변호사의 프로페셔널한 마케팅 능력으로 이혼 소송을 시작하게 된다. 이혼 소송을 준비하면서 모든 과거에 대해서 털어 놓게 된다. 사람이란 어떤 과거에 대해서 특정 프레임(예를 들자면 ‘부정적인’)을 씌워 놓고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그런 방식으로 보인다. 행복했던 추억에 일부분이라도 부정적인 요소가 발견되면 그 행복한 추억 전체를 부정하게 된다 이말이다.

서로의 매력에 대해 털어놓던 영화의 초반부와 얼마나 결혼이 불행했는지에 대해서 얘기해보는 변호사와의 상담은 모순적으로 보이기도 하다. 


비싼 이혼과정

이혼이 결혼처럼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헤어짐이 만남처럼 설레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출처 = 넷플릭스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려면 나의 배우자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를 주장해야 한다. 또한 내가 아이를 양육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미국의 경우에도 양육권 소송에 결과에 따라서 배우자가 본인의 자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나 책임이 달라진다. 이 영화를 통해서 소송의 국가인 미국에서 이혼 소송은 얼마나 경제적인 피해를 서로의 배우자에게 남기는지 보여준다. 

특히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찰리는 소송을 진행하려면 소장이 접수된 LA까지 날아가야 한다. 심지어 양육권을 확보하려면 LA에도 거주지가 있어야 하고.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 상금으로 받게 된 모든 돈이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혼소송은 정을 떼는 과정인가

둘이 이야기 해볼까?

출처 = 넷플릭스

이혼을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니콜과 이혼을 이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찰리는 둘만의 대화를 시작해보지만 둘 사이의 벽은 너무 높다. 점점 감정적으로 치닫는 둘의 대화는 인신공격으로 이어지고 서로에게 훨씬 큰 상처를 남긴다. 

서로가 결혼 때문에 얼마나 불행했는지 원망하면서 얘기하는 장면에서는 사랑하고 행복한 시간이 있었으면서도 그것을 모두 부정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진짜 현실처럼 느껴지는 감정의 격분은 성숙한 두 배우의 깊은 연기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애덤 드라이버는 스타워즈에서 보여줬던 역할보다는 이런 드라마의 현실 연기가 훨씬 잘 어울렸다. 


갑자기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주 등장하던 질문이 떠오른다.

“그래서 결혼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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