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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똑똑해지는 속도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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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5

몇 년 전 알파고 흥행 이후로 잠시 잠잠했던 ‘인공지능’이 다시 화두다. 최근에 나온 chatGPT 때문이다. 이는 거대 언어 모델 기반 서비스인 openAI가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으로 이미 여러 분야에서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학, 코딩, 언어, 철학, 기술, 법 등등 웬만한 문제들을 거의 정확하게 풀어준다.

구글에서는 어떤 정보를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값을 바탕으로 나에게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야 하지만, chatGPT는 가장 적합할 것 같은 답을 알아서 가져와서 보여준다. 심지어 변호사 시험도 합격하고 수능 문제도 척척 풀어낸다.

사용자들은 ai가 답변해주는 속도가 느리다고 하지만, 모든 질문에 적합한 답을 만들어서 몇 초안에 툭툭 내뱉는 것을 보면 어떤 기술이 쓰였길래 서버가 저렇게 빠르게 반응을 하는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아래는 내가 chatGPT에서 What is the best way to buy a flight ticket?(비행기표를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답변한 내용의 일부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 6가지 포인트를 설명해주었다.

  1. 예약 일찍하기
  2. 가격 비교하기 (익스피디아, 카약, 스카이스캐너, 구글 등을 이용)
  3. 여행을 항공권이 저렴한 날짜로 조정하기
  4. 로열티 프로그램 참여하기
  5. 특별 프로모션 노리기
  6. 여행사를 통하기

답변을 아주 간단 명료하게 해준다. 거기다가 나름 괜찮은 콘텐츠이다. 이런 이유로 chatGPT를 이용하여 블로그나 유튜브 등의 콘텐츠를 생성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검색하여 글을 쓰는 것에 비해서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AI가 생성한 아주 비슷한 콘텐츠가 여기저기서 홍수처럼 나올 것 같다. 그런데 만약 chatGPT의 대답이 내가 쓴 글의 내용과 일맥상통하고 그 아이디어가 독창적이라면, 나의 저작권은 어떻게 반영될까? AI는 참고하고 인용한 글의 저자들에게 10원이라도 줄 생각이 있을까?

만약 많은 정보 검색자들이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AI 채팅 서비스를 이용하여 정보를 검색한다면? 그 말은 사용자들의 구글 사용 시간이 줄어들 것이고 이것은 트래픽을 통한 광고 사업에 큰 타격을 준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나처럼 구글애즈와 같은 광고 시스템으로 수익화하는 블로거들은 시간을 내어 콘텐츠를 작성할 동기가 줄어드는 셈이다.

안 그래도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직원들에게 대응책을 찾으라고 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30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추가적으로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이번 chatGPT 서비스 론칭은 빅테크 기업들간의 경쟁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온 셈이다.

chatGPT 공식 페이지에서는 자사가 가진 서비스의 한계점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 ‘유해하거나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 ’21년 10월 이후의 지식은 제한됨’ 등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1번과 3번의 경우 얼마든지 개선될 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 chatGPT와 같은 ai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는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메모장 서비스인 노션(notion)은 자체 AI 서비스를 내놓아 메모장에서 바로 질문하면 답변이 작성되도록 하고 있다.

구글에서 당장 ai로 시작하는 검색어를 넣어 나오는 검색 결과를 보면 별의별 서비스가 많이 생겼다.

아래는 ‘ai picture’로 검색한 결과값이다.

사진, 텍스트, 영상, 음악 등등 몇 초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벌써 차고 넘치는 세상이 되었다. 반면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니 AI 관련 저작권법이나 관련 규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AI가 똑똑해지는 속도를 우리 사회는 맞춰갈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곧 산업별로 밥그릇을 보전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이 확실하다.

기존 방식의 비즈니스는 달라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고, 기존 노동 시장의 붕괴도 빨라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빌 게이츠(Bill Gates)가 주장한 로봇세(Robot Tax)에 대한 담론이 몇 년 안에 다시 등장할 것이다.

예전에 내가 온라인 영어 교육 사업을 할 때도 종종 번역 관련된 기술이 발표되면 ‘내 사업은 10년 이후에는 할 수 없는 사업’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지금 참여 중인 프로젝트 중에는 ‘웹 디자인’ 일이 있는데 이미지를 주로 다루는 이 분야도 10년 이후에는 할 수 없는 사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먹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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