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에서 걷기 운동은 어떨까?
이제는 울란 바토르에서 걷기 운동을 해보자.
겨울의 몽골에서 지내다 보니까 정말 신경을 써서 운동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나태해지기 십상이다. 특히 날씨가 너무 춥다 보니 (밤에는 여전히 영하 20도)밖에 나가는 것조차 귀찮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심 곳곳에 헬스장이 있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 경쟁이 적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곳 헬스장 시설의 퀄리티와 월간 사용료를 한국의 헬스장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훨씬 좋다.
따스한 날씨가 시작되는건가?
창문을 열어보니 오늘은 날씨가 다소 포근해 보이길래 날씨 앱을 열어서 기온을 확인했더니 영하 11도이다.
“와우! 엄청 따뜻하네!”
나도 내 반응에 살짝 놀랐다. ㅎㅎㅎ 영하 11도인데 따뜻하다니. 그것도 엄청. 나도 몽골의 겨울 날씨에 많이 적응했나 보다.
어쨌든 공기도 맑아 보이고 날씨도 훈훈(?)하여 내가 요즘 교복처럼 입어대는 검은색 아이더 패딩을 입고 밖으로 나섰다. 오, 정말 날씨가 따뜻하다. 평소처럼 얼굴이 많이 에이지는 않는다.
울란바토르 날씨를 가만 보면 영하 11도 정도의 날씨는, 우리나라의 겨울보다 건조해서 그런지 천으로 칭칭 감은 부분은 그렇게 춥지 않다. 오히려 좀 걷다 보면 등에 금세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날씨다. 절대적인 비교는 불가하지만, 우리나라 영하 2~3도 느낌이랄까. 하지만 몸의 드러난 부위는 우리나라 영하 2~3도와는 다르게 에이는 느낌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며칠 만의 산책이므로 ‘삼성 헬스’ 앱을 켜고 걷기 모드의 시작 버튼을 눌렀다. 평소 사용하던 길의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중충해 보이던 도로가 오늘따라 유난히 평화스러워 보인다. 마침 옆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도 푸드덕 날아오른다.
울란바토르에 추가적인 신호등 설치가 필요해보인다
몽골에서 길을 걸을 때 가장 불편한 점은 신호등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횡단보도도 희미한 곳이 많은데 신호등 수가 적으니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더군다나 악명 높은 교통체증을 자랑하는 몽골에서 넓은 도로에서는 목숨을 내놓고 건너야 한다. 이곳 사람들은 적응이 되었는지 건너야 할 타이밍을 메이저 리그의 3할 타자처럼 귀신같이 잡아내고 시크하게 건넌다. 나도 그들을 방패 삼아 길을 건너곤 한다.
울란바토르에서 걷는다는 것은 시간대도 참 중요한데 그것은 바로 겨울의 매연 때문에다. 석탄을 때는 게르 촌이 많아서 겨울에는 도심의 공기가 좋지 않은데 주로 아침 일찍이나 밤에는 냄새로 바로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겨울 울란바토르에서 걷기 운동을 하려면 해가 쨍쨍한 낮 시간을 이용하자.
낮 기온이 영하 20도 이내에서는 걷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지만 앞으로 이런 날씨(영하 10도 이내)가 이어진다면 매일 산책하러 나가도 좋을 듯하다. 울란바토르 지리도 자세하게 익힐 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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