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워드프레스가 핫하다.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등등 여러 플랫폼에서 ‘워드프레스’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다. 지난 몇 년 간 워드프레스에 집중해 온 나에게는 매우 감개무량한 소식이다.
올 초에만 해도 워드프레스 관련 서적이 ‘워드프로세서’ 관련 책 바로 옆에 꽂혀 있는 걸 보고 헛웃음을 지었는데. ㅋㅋㅋ
과연 워드프레스라는 키워드의 가치를 누가 키웠을까?
워드프레스를 들어본 사람도 워드프레스하면 블로그를 만드는 툴이라고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요새는 이것으로 홈페이지도 만든다는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서 개인 도메인으로 독립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워드프레스는 괜찮은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된다.
그러나, 몇 번의 조사 끝에 워드프레스는 내돈내산 서버에 설치하여 사용해야 하고 러닝커브가 좀 있는 툴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티스토리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몇 달 전에 티스토리가 광고 부분에 손을 대면서 티스토리 운영자의 구글 애드센스 수익에 문제가 생긴다는 얘기가 돌고 이제는 정말 ‘독립할 때’라는 생각이 트렌드처럼 퍼졌다.
워드프레스의 오랜 팬으로서 이런 분위기 자체는 즐겁게 느껴졌다. 워드프레스로 사이트를 만드는 에이전시들 사이에서도 워드프레스 블로그나 사이트 제작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는 얘기가 나왔고, 앞으로 한국의 워드프레스 시장이 약간 커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최근에는 워드프레스가 짭짤하게 돈을 버는 도구라는 얘기가 유튜브를 통해서 나오게 되면서 워드프레스의 인지도가 빠르게 상승했다. 역시 유튜브에서는 어떤 분야이든지 돈 버는 방법과 접목을 해야지 조회수를 얻을 수 있나보다.
이후로 수백, 수천만원을 워드프레스를 통해서 벌었다는 이야기가 여러 유튜브 채널(특히, 돈 버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들)에 언급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도를 더욱 높였다.
그들이 말하는 돈 버는 법이란?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소개하는 돈 버는 법이란 구글 애드센스 혹은 쿠팡 파트너스와 같은 어필리에이트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수익 창출 도구로 활용하는 것들로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방식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렇게 돈을 벌어다 주는 ‘머니 머신’ 자체를 공개한 적이 드물다. 서비스는 모방이 쉽기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Are you 신뢰?)
내가 본 한 유튜버는 사이즈가 상당한 애드센스 수익을 공개하면서 이것이 해당 사이트로 번 것인지 유튜브로 번 것인지 구분해주지도 않는 것을 보았다.
애드센스 수익을 올리는 블로거들 중에서는 광고비를 꽤 사용하여 애드센스 수익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애드센스만 바라보고 광고를 돌리는 경우는 드물고 쿠팡 파트너스와 같은 어필리에이트 방식을 추가하여 사용한 광고비보다 실제 수익이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에 그렇게 한다.
누가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까?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있다. ㅎㅎ
다만 이런 결과적인 데이터만 공개하고 “돈 많이 벌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돈 버는 방식을 설명하고 돈을 버는 일종의 로버트 기요사키식의 비즈니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최근 며칠은 워드프레스하고 후회한 이유, 워드프레스 하지 마세요, 워드프레스로 돈 못 법니다 등등의 제목을 단 유튜브 영상이 보인다. 아니 이거 얼마나 됐다고. 요즘은 뭐든 참 빠르다.ㅎㅎ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무슨 작전주마냥 갑자기 튀어 올랐다가 설거지하는 느낌이다.
어쨌든 이 사람들이 후회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들’의 진짜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 눈치를 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렇게 돈을 벌었다.
- 책 한 권 보면 될 수준의 SEO 강의를 수백만원에 판다.
- 어필리에이트 수익을 위해서 상황에 맞지 않는 비싼 호스팅 서비스를 추천한다.
-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유튜브 영상으로 유튜브 조회수를 높였다.
- 유명세를 이용해 부가 서비스를 판매한다.
난 그들의 돈 버는 방법을 질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비즈니스든지 돈을 벌려면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워드프레스로 돈을 번다는 말은 ‘그림으로 돈 벌 수 있어요’, ‘글을 쓰면 돈 벌 수 있어요’, ‘Chat GPT하면 돈 벌 수 있어요’. 등등과 같은 말이다. 이런 도구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건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도 워드프레스 생태계 내에서 돈을 벌고 있으니 ‘워드프레스로 돈을 번다는 것’ 적어도 나에게는 맞는 사실이다.
갑자기 워드프레스에 대한 부정적인 영상도 많이 생긴 것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나면서도 이 또한 새롭게 핫해진 키워드가 가진 속성이려니 생각하려고 한다.
워드프레스가 시장을 넓혀가기 전에 겪어야 할 진통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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