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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는…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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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7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이 나온 뒤로 일에 집중하거나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손에 쥔 폰을 보고 있다. 심지어 화장실에 들어갈 때 스마트폰이 없이는 들어가기 어렵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훔쳐보면서 ‘좋아요’도 누르고 나의 평범한 일상을 카메라 필터를 통해서 멋지게 촬영하여 공유하기도 한다. SNS를 하면서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졌다느니 행복하지 않다느니 하는 사람도 많다. 여러 가지 현상과 담론들이 이해는 가지만 어쨌든 스마트폰이 몸에 해로워서 그만 사용하겠다는 이는 본 적이 없다.

이번에 eMarketer라는 곳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소셜 미디어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는 바로 ‘필리핀’이다. 필리핀에서 오래 근무한 나로써는 상당히 공감하는 바이다.

제시된 표를 보면 필리핀에서는 하루에 4시간을 SNS하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내가 필리핀에 있을 때도 필핀 사람들의 페북 사랑에 혀를 내둘렀었다. 업무 중에도 조금만 시간이 나면 페북을 해대는 통에 사무실 공유기에서 facebook을 필터링해서 PC로는 접속을 못하게 세팅하기도 했다. (물론 어떤 직원은 VPN으로 우회해서 접속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정성이다. ㅋㅋ)

필리핀 직원들이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부분에서 다소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멀쩡히 사무실에서 마주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다툼이 있을 시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 페이스북을 통해서 싸움을 이어 간다는 것이다. 사소한 다툼조차 온라인 상의 친구(?)들에게 공감을 받아가면서 하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그렇다고 페이스북 대문에 ‘너 이 죽일 놈’이라고 하지는 못하고 ‘바보는 본인이 바보인지는 모르지.’라는 식으로 돌려까기를 한다. 즉, 주어는 아는 사람만 안다는 것이다. 싸움의 당사자와 절친들만 안다.

필리핀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 대놓고 비난 당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얘기가 있다. 이렇게 온라인에서 돌려까는 것은 남들 앞에서 대놓고 상대방을 비난하지는 않으면서 남들에게 정신적 서포트는 받고 싶은 다소 복잡한 심경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다 보니 직접 대화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쿨’하게 정리하면 하루도 안 갈 사안에 대해서 몇 달을 싸우기도 한다. 정말 큰 문제는 이런 식으로 싸우다가 한 편에서 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 두기도 한다는 점에서 운영진 입장에서는 골치거리다. 나가는 직원이 우수 직원이라면 큰 타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 간에 갈등이 SNS를 통해서 오래 지속된다면 운영진에서 직접 나서서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 때는 사내 메신저의 프로필에서 타인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문구는 금지하기도 했다. 이런 일까지 관여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효과가 있는 지침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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