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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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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9
Photo by Ante Hamersmit on Unsplash

필자보다 먼저 결혼해서 아이(내 조카)를 양육하는 동생을 보면서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돈이 전부인 대한민국의 세속적인 현 상황에서 좋은 아빠는 돈이 많아서 아들이 장가 갈 때, 집 한채라도 장만해줄 수 있는 부자아빠이다. 남보다 더 많은 물리적인 재산을 제공해줄 수 있는 능력이 좋은 아빠의 척도라면 대부분의 중산층과 서민은 좋은 아빠가 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척도로 부모를 평가하게 자식의 인성을 개차반으로 만든 장본인은 그들을 키운 부모 자신이다. 당연히도 아이는 절대적으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193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만든 ‘앵무새 죽이기(To kill mockingbird)’라는 영화(원작은 소설)에서는 흑인의 인권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는 시대에 성폭행이라는 누명을 쓰고 기소된 흑인을 변호하는 가난한 변호사와 그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을 사람들은 변호사가 흑인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변호사는 ‘왜 흑인을 변호하느냐’는 순수한 딸의 물음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흑인을 변호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마을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답변을 한다. 본인 자신과 자식들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서 자식들도 아버지가 하는 일에 대해서 옳고 그름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는데, 세상에 대해서 가르치는 참교육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상을 뛰어 넘는 인간존중의 가르침이자 솔선수범의 좋은 예이다. 

앵무새 죽이기 캡쳐화면

반면 내가 즐겨봤던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나르코스(Narcos)’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상인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세계 6위에 드는 부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사업 유지를 위해서 매년 400명씩 살인을 명령하거나 동참했다. 에스코바르도 쉬는 시간에는 항상 아이들과 놀아줄 정도로 가족사랑은 엄청나다. 위기에 몰려 산 속으로 피신한 에스코바르가 추위에 떠는 딸을 위해서 ‘돈’을 땔감으로 사용한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그의 아이들이 그에게 배운 세상은 어떤 곳일까? 에스코바르는 자신을 잡기 위해 목숨을 거는 콜롬비아의 경찰들을 항상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들’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사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실제 그랬는지는 본인들만 알겠지만, 에스코바르의 어머니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루는 아들이 울면서 집으로 왔는데 그 이유가 너무 헤진 운동화를 신은 아들을 학교 친구들이 놀려서였다. 집이 매우 가난했기 때문이지. 그래서 난 그날 바로 시장에 가서 운동화 한 켤레를 훔쳤다.”

부모는 언행으로 자식들에게 가르침을 준다. 난 참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내가 미래에 어떤 아버지가 될 수 있는가를 자주 생각해본다면 향후에 ‘멍청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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