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렐로(trello)는 개인 사용자를 버릴 셈인가
칸반(Kanban)보드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협업도구의 대명사인 트렐로는 2017년에 아틀라시안에 인수된 바 있다. 호주 IT기업 시총 1위를 달리고 웬만한 개발자들은 다 안다는 JIRA를 운영하는 아틀라시안에 인수되면서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다.
최근에 트렐로는 결국 개인 사용자들이 싫어할 결정을 내렸다. 다소 강제적인(forced) 비지니스 플랜 사용을 권함으로써 나같이 라이트한 유저에 트렐로의 대안을 찾게 만든 것이다. 트렐로가 협업 도구이긴 하지만 개인 프로젝트에 단순 칸반 시스템을 이용하고자 하는 유저에게도 참 유용하다. 그것이 서비스의 인기의 주된 이유이기 때문에 아틀라시안이 5천억이 넘는 돈을 주고 인수를 했을 것이다.
어쨌든 오늘 받은 트렐로 이메일에서 내가 사용하는 ‘보드’가 10개를 넘었으므로 자동으로 비지니스 플랜에서 쓰이는 추가 workspace(‘보드’의 그룹)에 나의 프로젝트가 옮겨진다고 하는 것이다. 비지니스 플랜은 유료인데 14일 간의 무료 사용기간이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몇 년 간 무료로 잘 사용해온 서비스라서 트렐로에 대한 좋은 친구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 친구가 14일의 시간을 줄테니 보드를 10개 이하로 줄이던지 다른 서비스를 선택하라는 압박을 준다.
일단 비지니스 플랜이 적용되는 2번째 workspace로 자동 배정된 보드에서 불필요한 보드를 삭제하고 기본 workspace로 옮겼다. 이것에 짜증이 난 점은 10개가 초과된 보드에 대해서만 신규 workspace에 배정해줬어도 그냥 그려러니 했을텐데, 2개만 기본 workspace에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비지니스용 workspace로 배정해 놓은 것이다. 이쯤 되면 “싫으면 돈을 내던지. 그건 그렇고 비지니스 플랜을 하면 이런 기능을 모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구.”라는 메시지가 귀에 박힌다.
칸반을 기본으로 한 협업도구로서의 트렐로는 기업에서 사용하기에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지만, 매일 들어가 보지도 않는 개인용 프로젝트 도구로서는 비싼 가격이다. 물론 이런 상황을 트렐로가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는 개인 사용자는 좀 털어내려는 것 같기도 하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과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트렐로의 결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개인적인 애정을 갖고 있던 서비스의 갑작스런 정책변경을 보고 있자니 ‘에버노트’의 전철을 밟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트렐로가 구글 서비스만큼의 필수재 성격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트렐로가 확실히 개인 사용자는 버리기로 결정한 인상을 준다.
그나저나 이제 프로젝트 관리도구로 뭘 써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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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좋은 친구한테 밥 한끼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