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사업 / 프로젝트 스마트워크

업무 개선에 대한 자가점검하기 – 효율성 2배 높이는 방법

on
2025-06-13

오늘은 오랜만에 단비가 내린다. 아내는 퇴근 후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서 저녁을 나 혼자 먹었다. 난 하루 종일 집에서 일을 했으니 저녁에는 누워서 쇼츠나 볼 것이 뻔할 것 같아서 노트북을 갖고 나와 무인 카페로 왔다. 차라리 일을 하든 글을 쓰든 하는 게 생산적이니까.

난 대학교 시절부터 자기 관리, 시간 관리 등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J’성향이다. 오죽하면 사주 팔자에도 ‘모든 것을 너무 일찍 준비하는 팔자’라고 나왔으니 모든 것을 너무 미리 걱정하는 것이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대학생 시절, 돈도 없는 대학생이 거금을 들여 프랭클린 플래너 CEO 버전을 매년 사들였다. 거기에 메모를 하면 왠지 무슨 중요한 일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이 유행할 때가 아니었으니 종이 수첩에 메모를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절이었다.

주로 주간, 일간 계획을 적었고, 간혹 아이디어를 끄적이곤 했다. 실로 낭만이 있던 시절이다.

그러다가 몇 년 지나고 스마트폰이 나오고 다양한 매모앱이 출시되었으며, 몇몇 서비스는 웹과도 연동이 되었는데 정말 신세계를 맞이한 느낌이었다. 거기에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나오면서 집과 사무실을 구분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쾌감을 느꼈다.

당시에 나는 내 첫 사업에 20대 후반 인생을 갈아 넣고 있었다.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에버노트 같은 서비스 때문에 집에서도 편하게 문서 업무를 볼 수 있었다.

당시에 읽었던 인상 깊었던 기사 중에 에버노트 사내 커플이 요트에서 살면서 재택 근무를 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런 기사를 보면서 이런 삶이 너무 부러웠다. 그들에게 요트가 있다는 사실보다 시공간적으로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 말이다.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 이런 생각이 항상 머리 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항상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업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잘 만드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하는 방식, 효율, 자동화 등의 키워드는 항상 나의 업무 중심에 있다. 오피스에서 일하는 사람의 업무 효율은 다루는 업무 툴과 툴을 다루는 실력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필리핀 법인에서 있던 일이다. 한 직원이 엑셀로 합계를 내야하는 보고서를 만들고 있었다. 다른 한 손으로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길래 깜짝 놀라서 엑셀에 합계가 나와야 할 셀(cell)에 마우스를 올렸더니 함수가 없다. 😅 SUM함수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니 나를 ‘업무의 신’쯤으로 보는 것 같아서 한번 더 놀랐다.

해당 직원이 HR 직원은 아니라서 보고서 만들 일이 거의 없으나,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보고서를 만들 일이 있을만한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엑셀 동영상 강의를 보도록 했다. 몇 주가 지나면서 덩달아 HR 직원들의 엑셀 실력도 올라갔는데 실력이 고스란히 각종 문서들에 반영되었다.

작은 회사에서는 업무 실력자가 중요한 자리를 맡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변태적인 집착을 하는 부류이며, 어떤 업무가 맡겨지면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업무 범위와 깊이를 떠나서 누군가 사무실에서 어떤 시스템을 개발하고 팀원들이 이것을 활용한다? 이런 직원은 더러운 사내 정치가 아니라면 짤릴 수가 없다.

내 직원 중에 이런 직원이 있다면 무조건 돈을 더 줬다.

업무개선에 대한 자가 점검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서 생성형 ai 등장으로 이것을 활용하는 자와 활용하지 않는 자의 업무 실력에 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나도 작년 초부터 ai 서비스를 유료로 구독하면서 개발 업무와 글쓰기 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다. ai가 없었다면 만들지 못했거나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을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업무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내가 제작한 ‘건당 디자인 업무 배정 프로그램’, ‘견적서 제작 프로그램’은 각각 파이썬, 엑셀을 활용했으며 이를 통해 절약한 시간은 성수기에는 매일 ‘수 시간’은 될 것이다.

또한 회사의 두 번째 사이트의 경우 스벨트킷(Sveltekit)으로 제작했는데 ai 덕분에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현재 다양한 업무에 적용 중인데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이 2배 ~3배 이상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ai를 통한 업무 개선은 이처럼 현재 자신의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곳에 우선 적용하다 보면 그 범위가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보고서 작성, 이미지 생성 등에만 이용하지 말고 업무 개선과 관련해서 이용해보시라.

그곳에 진정한 발전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업무 효율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1년에 한 번쯤은 자신의 일하는 방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새로운 도구나 방법을 배워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 중에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새로운 도구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그 모든 것을 다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에서만큼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

무인 카페에서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생각해본다. 10년 후에는 또 어떤 도구들이 나와서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을까. 그때도 나는 여전히 새로운 변화에 호기심을 갖고 있을까.

TAGS

Comments

RELATED POSTS
검색하기
AD